세계경제포럼(WEF)이 14일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2026』은 2026년 전 세계를 위협할 최대 위험으로 지정경제적 대립(geoeconomic confrontation)을 꼽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두 해 전망 기준에서 무려 8계단 상승한 결과다.
보고서는 국가 간 무력 충돌, 극단적 기후, 사회적 양극화, 허위·조작 정보 확산이 그 뒤를 이으며, 세계 질서가 협력보다는 경쟁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격동의 세계가 정상 상태가 됐다”
전문가들의 세계 전망은 암울하다.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 절반은 향후 2년을 “격동적이거나 폭풍 같은 시기”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대비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10년 전망에서는 그 비율이 57%로 더 높아진다. ‘안정적’이라는 응답은 10%, ‘평온’은 단 1%에 불과했다.
WEF 회장 겸 CEO 보르게 브렌데는 “강대국들이 각자의 영향권을 확보하려는 새로운 경쟁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며 “협력의 방식은 바뀌었지만, 대화의 필요성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 리스크, 단기간에 가장 빠르게 악화
경제 분야 위험은 단기적으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위험은 각각 8계단 상승했고, 자산 버블 붕괴 위험도 7계단 올라섰다. 지정경제 갈등과 누적 부채, 금융 불안이 맞물리며 새로운 변동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응답자의 68%는 향후 10년간 세계 질서가 다극화되거나 파편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불안 급등, 허위정보는 이미 상위권
기술과 사회 영역에서는 허위·조작 정보가 2년 전망 기준 2위를 차지했다. 사이버 불안정성은 6위다.
특히 인공지능(AI)의 부정적 영향은 2년 전망에서는 하위권이었으나, 10년 전망에서는 5위로 급상승했다. 노동시장, 사회 안정성, 안보에 미칠 파장을 둘러싼 불안이 반영됐다.
사회적 양극화는 2026년 기준 4위, 2028년에는 3위로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불평등은 2년·10년 전망 모두 7위에 머물렀지만, 다른 위험을 증폭시키는 가장 연결된 리스크로 2년 연속 지목됐다.
환경 리스크, 단기 후순위… 장기 최상위
단기 우려가 커지면서 환경 리스크는 순위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극단적 기후는 2위에서 4위로 내려갔고, 오염과 생물다양성 손실도 순위가 낮아졌다.
그러나 10년 전망에서는 여전히 환경 문제가 가장 심각한 위험군이다. 극단적 기후, 생물다양성 손실, 지구 시스템의 임계 변화가 상위 3위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75%는 환경 분야 전망을 “격동적이거나 폭풍 같다”고 평가했다.
경쟁의 시대, 선택은 아직 남아 있다
WEF는 이번 보고서를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 규정했다. 지정경제 갈등, 통제되지 않은 기술, 부채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보고서는 “위험은 상호 연결돼 있으며, 집단적 대응 역량이 약화될수록 충격은 커진다”며 “미래는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라,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는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을 주제로 1월 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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