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한국의 커피 한 잔, 치킨 한 마리, 편의점 상품권을 보내고 싶다면 지금까지는 조금 번거로웠다. 해외 결제와 환전, 국내 결제망이라는 장벽을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한국의 기프트카드를 해외에서 바로 보내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Q를 발행하는 IQ는 20일, 전 세계 어디서나 한국에 있는 사람에게 기프트카드를 보낼 수 있는 ‘KRWQ 선물하기’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선물 보내기가 쉬워진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기프트카드를 고른 뒤 베이스(Base) 네트워크의 KRWQ로 결제하면 된다. 결제가 완료되면 수령인의 이메일 등 받은 편지함으로 선물이 전달된다.
한국 은행 계좌가 없어도 되고, 별도로 원화를 환전할 필요도 없다.
현재 롯데, 맥도날드, 파리바게뜨, 세븐일레븐을 비롯해 올리브영, 스타벅스, 다이소, GS25 등 90여 개 브랜드와 매장의 기프트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외국인이 미리 기프트카드를 사두거나, 해외에 사는 가족이 한국에 있는 부모에게 선물을 보내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K팝 팬이라면 한국에 있는 아이돌에게 선물을 보내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핵심은 ‘돈’보다 ‘사용할 수 있는 선물’
KRWQ 선물하기의 의미는 단순히 암호화폐로 기프트카드를 살 수 있다는 데 있지 않다. 그동안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송금이나 거래소에서의 자산 이동을 중심으로 이야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 서비스는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하나의 사례를 보여준다.
해외 이용자가 달러 등 자신의 통화를 원화로 바꾸고 한국 계좌로 송금한 뒤 다시 결제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원화 가치에 연동된 디지털 화폐로 한국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KRWQ는 원화와 1대1로 연동된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이다. 따라서 기프트카드를 구매하는 시점에 가격이 고정돼 이후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시장 규모도 작지 않다.
리서치앤마켓츠에 따르면 한국 기프트카드 시장은 2026년 약 80억3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0조원 안팎 규모로 추산된다. 2030년에는 10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시장이 사실상 국내 결제 생태계 안에 묶여 있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기프트카드도 해외 이용자에게는 결제수단과 국내 계좌 등의 문제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KRWQ가 노리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물을 세계 어디에서나 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투자상품’에서 ‘생활화폐’로 갈 수 있을까
이번 서비스가 흥미로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진짜 경쟁력은 가격이 오르내리는 암호자산이 아니라 국경을 넘는 결제수단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의 기프트카드를 해외에서 구매하고, 한국에 있는 사람이 이를 실제 매장에서 사용하는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스테이블코인의 쓰임새도 한층 구체적으로 변할 수 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서비스의 실제 이용 규모와 수수료 구조, 환불과 소비자 보호, 각국의 규제 등이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KRWQ 선물하기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스테이블코인은 도대체 어디에 쓰는가?” 적어도 이번 사례의 답은 꽤 현실적이다.
멀리 있는 사람에게 커피 한 잔, 치킨 한 마리, 화장품 한 개를 보내는 데 쓸 수 있다. 거창한 금융 혁신보다 이런 일상적인 사용처가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의 대중화를 앞당길지도 모른다.
너답뉴스 김해숙 기자 youdab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