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이 좋아 보이시네요. 복이 많아 보이시네요.” 길가에서 낯선 사람이 말을 걸자, 단박에 알아차리고 조용히 사양하며 자리를 빠져나왔다. 소위 ‘도를 아십니까’ 부류의 이야기를 하려는 사람들인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들도 한 사람의 ‘잃어버린 형제’에게 ‘좋은 것’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알지만, 거기에 정성을 들일 만큼 여유가 있지는 않기에 이럴 때는 조용히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필자를 아쉽게 쳐다보는 그들을 뒤로 하고 걸으면서 스스로 돌아보았다.
정치의 현장에 있는 입장에서 필자 역시도 무언가를 알리고 전하고자 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것은 과연 ‘도를 아십니까’와 어떤 점이 다르고 달라야 하는가.
다양한 정당이 정치를 이끄는 민주적 정당정치에서 개인의 정당 가입은 자유롭지만 그만큼 어떤 정당의 가치를 알리고 누군가를 가입하게 하는 일은 어렵다. 선거철에 의도적으로 수백 수천 장의 입당원서를 인위적으로 받는 경우도 있다지만, 실제로 정치의 현장에서 그런 방식은 점점 효과가 약해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보면 조직을 약하게 하는 구시대적인 접근이라고 비판받는 경우가 많다.
정치가 아무런 지향점도 없이 일단 뭉치고 보는 ‘조직 몰이’가 아닌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실천해 온 입장에서는, 다수의 ‘합리적 유권자’를 만나 정치적 가치를 설득하는 과정은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합리적인 시민일수록 정치를 논하고 정당과 가까워지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우선 대한민국의 적지 않은 국민은 일터에서든 삶터에서든 정당을 지지하는 활동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교사, 공무원, 심지어 주민자치회 위원도 법이나 제도의 제약을 받고 있다.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민주 사회에서 정치적 주체로서 지나치게 표현의 제약을 가한다는 지적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제도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역사적 배경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군사독재 시절 수많은 언론 탄압과 사상 검증, 무력 진압 등을 경험한 국민은 정치적으로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은연중에 두려움으로 남는다. 설령 이런 제도와 역사의 장벽을 모두 넘는다 해도, 정치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큰지도 시민 개개인으로서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나의 돈과 시간을 들이는 것은 분명한데 그로 인해 바로 내 삶이 얼마나 나아지는지는 분명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선뜻 나서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정치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말하고 정당을 지지하도록 설득한다. 우리 삶의 근본적인 것들, 예컨대 어느 지역에 어떤 일자리가 많아질 것인가, 다쳤을 때 어떤 보살핌을 누구에게 받을 수 있는가와 같은 문제를 힘 있게 다루는 분야는 바로 정치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러한 정치를 가장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주체가 바로 정당이다.
오늘 내 삶의 가치와 가장 부합하는 정당을 선택하고 함께하는 일은,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떤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답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오늘도 정치를 통한 희망 그리고 필자가 소속한 정당이 담은 가치를 사람들에게 전한다.
문제는 정당을 알리고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도를 아십니까’와 같은 포교나 ‘이거 한 번 잡숴봐’와 같은 영업 활동과는 분명 달라야 하는 것이다.
종교는 주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기대를 전한다. 영업은 바로 그 시점에서 소비라는 선택을 이끈다.
그러나 정당은 바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그렇다고 해서 내세의 것을 추구하는 조직도 아니다. 대신 정당은 나와 우리의 삶, 그것이 모여 만들어지는 국가의 방향에 대해 대안과 로드맵을 제시한다. 보이는 것을 말하되 그것에 관한 미래 비전을 선택하도록 촉진하는 것이 바로 정당의 역할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구체적이면서도 지속적이어야 한다.
정당이 선거 기간이 아니어도 일상적으로 당원과 시민과 함께 ‘삶의 문제’를 고민하고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이 이어질 때, 시민도 한 걸음 더 정당과 정치와 가까워지고 민주주의도 발전할 것이다.
시민의 인식이 제도를 바꾸고, 제도의 변화가 역사를 바꾸는 전환이 정치에도 필요하다. 정당 정치가 일상에서도 국민의 삶을 살핀다는 확신을 꾸준히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시민이 함께하고 힘을 얻는 정치제도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국정농단과 계엄이라는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흔들림 없는 민주주의’를 지켜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바로, 곁에 백현빈]
– 조국혁신당 경기도당 청년위원장
– <마을의 인문학> 대표
– 서울대학교 정치학전공 박사과정 수료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 화성특례시 제6기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전체위원장
– 화성특례시 문화자치 참여시민협의체 공동운영위원장
– 경기도 제5, 6기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 역임
– 서울의소리 “백현빈의 정면돌파” 전 앵커
너답뉴스 김해숙 기자 youdab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