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내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에요!” 50대에 어학연수를 떠나는 숙연 씨,

해외여행지에서 다짐하는 한가지가 한국에 돌아가면 꼭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결심이다. 그러나 일상을 살다보면 금새 잊어버리곤 한다.
그 다짐을 현실에 옮긴 52살의 조숙연씨가 있다. 짧은 생머리에 소녀같은 모습으로 사소한 이야기에도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는 아주 발랄한 그녀는 27년간의 회사를 퇴직하고 가장 먼저 결정한 일이 어학연수였다. 연수를 떠나기전 그녀는 셔플로 다져진 자신의 바디프로필을 찍었고 셔플 강사가 될 수 있는 2급 자격 시험을 치뤄냈다.
“60세가 되기 전에 10년을 계획한 것 중에 어학 연수가 있어요. 2018년 산티아고 여행지에서 만난, 좋은 사람과 자연스런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영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IT프로그래머로 회사와 함께 성장해 왔다는 숙연씨는 지난 2월에 희망퇴직을 했다. 목돈도 생겼다. 떠날 수 있는 여건들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고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다. 2개월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한달간은 문화체험 여행을 할 생각이다. 예를 들면 맨하탄에서 뮤지컬을 본다든지 하는 것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10년 계획 중 영어, 셔플, 강사과정, 일본어, 탐정과 블록체인 공부는 물론 미래를 향한 부업 등등을 닥치는대로 해냈고, 계획은 진행 중이기도 하다.
숙연 씨는 4월 4일 캐나다 토론토로 어학연수를 떠났고 잘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유튜브로 찍어서 보내왔다. (🇨🇦엄마 어학연수 간다 -숙소도착)

숙연 씨가 선택한 어학연수지는 캐나다의 토론토
“영어는 늘 배우고 싶었지만, 직장과 가정 때문에 항상 ‘나중에’를 외쳤어요. 그러다 문득,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삶의 패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어학연수를 가겠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어려웠다. 가족과 친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50대에 무슨 유학이냐?”며 걱정했지만, 자녀들은 “엄마가 하고 싶은 걸 하길 바란다”며 응원해 주었다. 친정엄마를 두고 가는게 가장 마음에 걸렸다는 숙연씨는 엄마 이야기에 갑자기 그렁그렁 눈물을 훔쳐냈다.
어학연수를 떠나기로 결심한 후, 꾸준한 영어 공부, 비자 신청 및 연수 프로그램 등록, 현지 생활에 필요한 정보 수집을 했다.
“미국을 가고 싶었지만 비용으로 인해 캐나다를 선택했어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망설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철저히 준비하면 누구든 갈 수 있어요.”
20~30대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그녀는 오히려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배우는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물론 문화 차이도 있고, 속도를 맞추기 어려울 수도 있겠죠. 하지만 배우는 자세만 있다면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캐나다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고, 영어를 배우기에 좋은 환경이에요. 특히 밴쿠버는 한적하면서도 활기찬 분위기가 공존해서 연수하기에 딱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녀의 하루 일과는 아침에는 어학 수업, 오후에는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활동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단순히 영어 실력을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문화체험 등으로 감각을 익히는 것이 목표다.

“나이는 숫자일 뿐, 중요한 건 내가 얼마나 배우고 싶어 하느냐예요.”
숙연 씨는 50대에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이유가 바로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가족과 직장에 헌신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경험할 시기라는 것이다.
그녀의 가장 큰 목표는 단순히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미 그렇게 살고 있지만 말이다. 50대에 어학연수를 떠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였지만 숙연 씨는 두려움보다 설렘이 더 크다.
중학교 2학년 때 컴퓨터로 방과 후 수업을 들은 후 IT로 진로를 결정하고 대학교도 전자계산학과를 지원했다. 졸업 후 바로 보험사 IT팀에 합류해 온라인 구축을 해 온 회사의 성과가 자신의 자부심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삶에는 거침이 없어 보였다. 야무진 실력자였다.
생기 발랄하고 늘 웃는 그녀의 모습에 감탄했더니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며 예쁘게 웃기 위해 마스크 쓰고 열심히 웃음을 연습했다고 한다. 짧은 어학연수가 앞으로 먼길 가야 할 그녀의 삶에 어떤 에너지를 불어 넣을지가 기대가 된다.
너답뉴스 김해숙 기자 youdab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