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비귀의 화려한 외출

비단 구름 어깨에 걸치고
진홍 치맛자락 바람에 흩날릴 때
모든 시선이 한 여인을 좇는다
향기조차 부러워 피는 꽃들
그 옆에선 제 빛마저 감춘다
천하의 봄도, 잠시 양귀비의 그림자일 뿐
금띠 두른 가마 아래
흔들리는 꽃잎이 속삭인다
“이 찰나를 위해 천 년을 기다렸다”

이 외출이 마지막일지라도 이 순간만은 황후처럼 걷는다
세상은 찬란한 착각에 취한다.
사랑은 꽃잎처럼 피고
역사는 그 잎을 밟고 지나가리니
양귀비는 오늘도 찬란히, 피었다 사라진다.
너답뉴스 김해숙 기자 youdab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