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리 김 인생질문 3] 내 우울의 근간은 무엇인가
빗소리에 깨어 있음은 낭만
조금 덜한듯 포기
조금 덜한듯 만남
조금 덜한듯 게으름은
방황과 결핍으로 채워졌다
푹잠을 잃었다
소소함에 끄달려 할일을 잊었다
차라리 빗소리는 삶의 음악
지치지도 않고 내리던 비에
갑작스런 햇살은 이미 알던 낯선 깨달음
이런듯 어떻고 저런듯 어떠리
일케 그케 살아내는게지
스스로 위로하며 힘을 짜냄
우리들의 블루스 20화도 시편119장도 나를 젖게했네
위로가 되지 않았네
그래도 내게
조금 남겨진 에너지 한 주먹! 들빛 해숙의 7월 인사
잠자다가 10번은 깬다. 잦은 소변, 18살 강아지 비키의 앓음, 그리고 생각, 의도적으로 잊음과 생각의 멈춤에도 그들(잠)과는 인연이 멀어졌다. 생리주기마냥 우연히 혹은 사소한 어떤 틈으로 들어온 우울감은 떡실신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무언지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는 매우 강력한 힘을 가졌다.
외부의 힘든 일에도 견디기 어려운 몸을 지녔다. 그토록 멀티적인 몸과 마음의 소유자였던 나는 그저 기억에만 존재할 뿐이다. 맥을 짚어내던 의사는 내 몸은 겉은 멀쩡한 속 빈 강정이라고 말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의 이 연약함을 절대로 모른다는 것을 확신한다. 타인이 보는 나와 내가 아는 나는 너무나 괴리감이 크다. 내 삶의 환경 때문이다. 모두 내 탓이다.
루틴한 생활을 기획하고 매일의 몸 체조와 산에 오르는 걸 계획했다. 틈을 내서 산에 올랐다. 만남을 줄였다.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했다. 가능하면 덜 하려고 애썼다. 자연 속에서 호흡하며 정신을 세우고 몸의 치유를 느꼈다. 나 자신을 돌보려고 몹시 노력한다. 나를 돌보는 일은 너무 어렵다. 부지런해야 하고 마음을 내야하고 시간을 내야하고 어떤 것은 포기를 해야 하는 일이다. 절반은 성공했다.
불현듯 질문을 해본다. 내가 살아온 삶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삶이였을까?
깊디깊은 우울의 척도를 아는 이가 있긴 하다. 그 깊은 때를 벗어내기 위해 집중했다. 그럼에도 틈을 파고드는 것들에 무장 해제 된다. 방황한다. 아프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급 피곤하다. 견딜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진다. 위로가 되는 산을 가는 것도 버겁다. 그저 바람이 지나가듯 기다리기도 하지만 힘들다. 적응하는 중이다
어느 순간, 내면 깊은 곳에서 움틀임이 있었다. 종용하는 그 무엇이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먼 길을 가거나 높이 뛰기를 하며 날거나 몸을 마구 흔들며 춤을 추거나 땀을 흘리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내면 저 깊은 속에서 삐져 나오는 기운 같은 것에 이끌렸다. 아, 이제 되었다.
내 우울의 근간은 염세적 나다. 마의태자 때부터 내려오는 유전자일지도 모른다. 신라를 통째로 고려에 바친 아버지 경순왕에 대한 분노, 나약한 자의 절규.
끄달림 없는 나로 거듭나야겠다. 그냥 알아지는 것들이 생겼다. 알아채는 것들이 많아졌다. 분별이 생겼다.
내 속의 나를 다룰 수 있는 것도 나다. 나 다운 삶을 살아내는 것도 나다. 발을 땅에 딛었다.
2022.7.3
너답뉴스 김해숙 발행인 youdab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