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여의도공원을 한강과 연결된 세계적인 문화·생태공원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밑그림을 공개했다. 1999년 개원 이후 약 30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재조성 사업으로, 공원과 도시의 경계를 허물고 시민과 기업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공원 모델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2일 ‘여의도공원 재조성 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으로 ‘함께 가꾸는 여의도공원’(사람과나무㈜ 외 2개사)을 선정하고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번 공모는 새롭게 건립될 제2세종문화회관(가칭)과 한강, 여의도 샛강공원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해 여의도를 문화와 생태, 휴식이 공존하는 미래형 도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심사위원단은 당선작에 대해 “적절한 비움과 채움을 통해 공간의 개방감과 조망을 확보했고, 도시와 공원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공원의 확장성과 활용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또 기업의 ESG 활동과 시민 참여를 결합한 새로운 공원 운영 방식까지 제안해 미래지향적인 공원 모델을 제시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선작의 핵심은 기존 공원의 식생과 지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세 겹의 공원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공원 중앙에는 넓은 잔디광장인 ‘여의들판’을 조성해 대규모 공연과 축제, 시민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했다. 이 공간은 제2세종문화회관과 생태숲을 연결하는 중심축 역할도 맡는다.
공원 양측에는 동서 방향의 선형공원을 배치해 주변 도로와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시민들이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공공간으로 조성한다.
또 제2세종문화회관과 공원의 높이 차는 언덕과 연못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으며, 생태숲과 샛강공원을 하나의 생태축으로 연결해 도시 속 녹지의 연속성을 높였다.
화장실 등 공원 시설물도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작은 정원처럼 디자인해 공원 곳곳에서 다양한 경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번 설계안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여의도공원 컨서번시(Conservancy)’ 모델이다.
기업은 ESG 활동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시민은 직접 공원을 가꾸는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공원을 행정기관이 관리하는 공간을 넘어 시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시키는 공동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올해 7월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하고, 2027년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공사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당선팀에는 설계권이 부여되며, 2~5등 입상팀에는 4천만 원에서 1천만 원까지 차등 보상금이 지급된다.
이번 공모에는 총 10개 팀이 참여했으며, 최종 순위는 ▲1등 ‘함께 가꾸는 여의도공원’ ▲2등 ‘GROUND ONE’ ▲3등 ‘WITNESS TREES & CIVIC GROUND’ ▲4등 ‘여의자연, 깊은 연결’ ▲5등 ‘여의식물원’으로 결정됐다.
서울시는 별도의 시상식을 개최한 뒤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당선작을 포함한 최종 5개 작품을 1주일간 전시해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김영환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여의도공원이 세계적인 관광명소이자 새로운 도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창의성과 활용성을 갖춘 최적의 안을 선정했다”며 “설계부터 조성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가리 한마디>
보도자료를 접하는 순간, 또야? 라는 강렬한 첫 느낌…세계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한 대공원의 도시 실험으로 보인다.
‘쉬는 공간’의 공원에서 문화와 생태, 시민 참여가 함께 살아 움직이는 도시의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기업의 ESG 활동과 시민 참여를 결합한 ‘컨서번시’ 모델은 공공공간을 행정이 혼자 관리하는 시대에서 함께 가꾸는 시대로 나아가려는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아무리 뛰어난 설계도 시민들이 일상에서 편하게 이용하지 못한다면 성공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의도공원은 이미 많은 시민의 추억이 쌓인 공간인 만큼, 기존의 나무와 생태를 최대한 보전하면서 공사 기간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누구나 쉽게 찾고 머물 수 있는 공원으로 완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원은 나무가 주인인가, 사람이 주인인가. 이번 여의도공원 설계는 분명 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래된 숲과 그늘을 보존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비우고 열어 도시와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자연을 도시 안으로 들이는 공원’이 아니라 ‘도시를 공원 안으로 끌어들이는 공원’이다. 오세훈 시장의 서울 디자인 철학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작품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좋은 공원은 화려한 디자인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시민들이 더 자주 찾는 공간이다. 여의도공원이 서울을 대표하는 ‘보여주는 공원’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품는 ‘살아 있는 공원’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너답뉴스 김해숙 기자 youdab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