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AI 스타트업이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의 연구진과 함께 실제 기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서울시와 서울AI허브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과 손잡고 AI 스타트업의 기술난제 해결을 위한 공동연구에 나선다.
서울시와 서울AI허브는 18일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연구를 비롯해 기술사업화, 연구자 교류, 해외시장 진출 등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단순한 기관 간 교류나 업무협약에 그치지 않고 AI 스타트업이 실제 사업 과정에서 부딪히는 기술적 문제를 대학 연구진과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첫 공동연구는 오는 10월 시작된다.
서울AI허브는 AI 스타트업 2개사를 선발해 약 10주간 런던에 파견하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과 함께 각 기업이 가진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는 시범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에게 연구기관과의 협력은 단순히 기술 자문을 받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기업 내부의 개발 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대학의 연구자와 함께 검토하고 실험하면서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번 시범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참여기업과 공동연구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AI허브가 해외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시는 2023년 캐나다의 AI 연구기관 밀라(Mila)와 협력을 시작했다. 이후 2024년 7개사, 2025년 7개사 등 지금까지 총 20개 AI 스타트업의 공동연구를 지원했다.
올해도 6개 스타트업이 약 15주간 캐나다 현지에 파견돼 밀라 연구진과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공동연구에서는 단일 사진을 이용한 3D 얼굴 생성, AI 기반 전자회로기판 불량 검사, 반려동물 건강기록을 활용한 질병 예측, CCTV 영상 분석 최적화 등 기업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기술 과제들이 연구 대상이 됐다.
이번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의 협력은 이러한 모델을 북미에서 유럽으로 확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서울시가 그리는 그림은 연구실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향후 양 기관은 공동연구 프로젝트 확대와 연구자 교류를 비롯해 글로벌 산학협력 프로그램, 투자 네트워크 연계, 영국 시장 진출 지원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결국 목표는 서울의 AI 스타트업이 해외 연구기관의 기술 역량을 활용해 기술을 검증하고, 사업화하고, 투자와 해외시장 진출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보다 기술을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완성하고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협력은 ‘해외 대학과 MOU를 맺었다’는 사실보다 스타트업의 실제 기술 문제를 연구기관의 역량과 연결한다는 방식 자체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AI 산업의 경쟁이 거대 기업과 국가 간 기술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스타트업이 모든 연구개발 역량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 대학과 연구기관에는 기업이 당장 사업에 활용하기 어려운 장기 연구와 전문 연구인력이 존재한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동연구 모델은 이 두 영역을 연결하려는 시도다.
서울AI허브가 캐나다 밀라와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면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몇 개 기관과 협약을 맺었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몇 개의 기술이 해결되고 어떤 기업이 성장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AI 스타트업과 세계 연구기관 사이에 만들어지는 새로운 연결이 실제 기술과 사업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너답뉴스 youdab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