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에서 전국 파크골프 조성 현황 및 서울시 파크골프 예산과 공약 분석했다.
대한파크골프협회 집계에 따르면 전국 파크골프장은 2022년 328곳에서 2025년 552곳으로 68.3% 증가했다. 이제 파크골프는 노년층 여가를 넘어 지방정부의 대표 생활체육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시설 확대 속도만큼 사회적 논의도 함께 성장하고 있을까.
최근 발표된 분석에 따르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기초단체장 243명 가운데 130명(53.5%)이 파크골프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서울은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시장과 25개 자치구청장 가운데 19명(73.1%)이 파크골프 시설 조성이나 확대를 약속했다.
서울시의 파크골프 관련 예산은 2023년 27억 원에서 올해 58억9천만 원으로 116.8%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운영·유지관리 비용이다.
시설 조성비는 61.7% 증가했지만 운영·유지관리 예산은 같은 기간 546.9% 급증했다. 이는 시설을 만드는 것보다 앞으로 유지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공공시설은 한 번 지으면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잔디 관리와 시설 보수, 운영 인력, 안전관리 등은 해마다 예산을 필요로 한다. 결국 미래 세대까지 부담해야 할 고정비용이 된다
문제는 시설이 들어서는 장소다.
서울은 지방과 달리 새로운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존 공원, 하천, 잔디광장, 캠핑장 등이 파크골프장으로 바뀌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노을공원에서는 캠핑장과 잔디광장을 줄여 파크골프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가족 단위 이용객과 파크골프 이용자 간 의견이 충돌했다.
서초구 청계산 수변공원에서는 녹지 훼손과 소음, 특정 단체 중심 이용에 대한 주민 반발이 이어졌다.
송파구 풍납동에서는 학교 인근 파크골프장 조성을 둘러싸고 학생 안전과 학습권 문제가 제기됐으며, 강남구 대모산 사업은 산림 훼손과 산사태 우려 끝에 계획이 무산됐다.
중랑천에서는 집중호우로 시설이 침수되면서 반복적인 복구 비용 문제도 드러났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시민들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한정된 공공공간을 특정 종목이 얼마나 차지해야 하는가이다.
공원은 아이들이 뛰어놀고, 청년들이 운동하고, 가족들이 휴식하며, 노인들이 산책하는 공간이다. 특정 연령층 중심의 시설이 늘어나면 다른 세대의 이용 기회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생활체육은 확대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다른 시민의 공간을 줄이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방선거에서 파크골프는 ‘보이는 성과’를 만들기 쉬운 공약이다.
부지를 확보하고 시설을 조성하면 사업 결과가 눈에 띈다. 이용자 만족도도 비교적 높다. 하지만 정책은 조성보다 운영이 더 중요하다.
얼마나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지, 특정 계층에 편중되지는 않는지, 유지비 대비 효율은 적정한지, 다른 생활체육과의 형평성은 확보됐는지에 대한 평가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파크골프는 분명 고령사회에 필요한 생활체육이다. 건강 증진과 사회적 교류라는 긍정적 효과도 크다.
그러나 공공정책은 하나의 종목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시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시설 개수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공공공간의 균형이다. 예산을 얼마나 늘렸는지가 아니라, 다양한 세대와 이용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
서울의 파크골프 정책은 이제 ‘몇 개를 더 만들 것인가’를 넘어 ‘누구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너답뉴스 김해숙 기자 youdab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