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달려 수종사 오르며….수종사의 아침
오래된 나무에 기대어 사백 년 전 이 길을 걸었을 한음 이덕형을 떠올렸다
그땐 더 좁고 험한 길이었겠지 들짐승 울음도 있었겠지
중턱쯤, 절반의 숨 고르며 다짐했다. 이 동네에 살고 싶다고
별서터로 반로재라 일컬으리..

한음 마을에서 수종사까지 1.2킬로의 절반을 넘었다
땀이 줄줄 흘렀다
다리가 아파 멈출까 했지만 “까이꺼” 하며 다시 걸음을 내디뎠다.
까마귀 한 마리가 무리를 이끌고 왔다가 훨훨 돌아갔다
내게 인사라도 건넨 걸까

水鐘寺道中作 (수종사 도중에 짓다)
曉色微行起 (효색미행기) — 새벽빛 어슴푸레 길 떠나니
半路汗如絲 (반로한여사) — 길의 절반, 땀이 실처럼 흐른다
群鴉來復去 (군아래복거) — 까마귀 떼 와서 돌고 다시 떠나고
老木依思時 (로목의사시) — 늙은 나무에 기대어 옛날을 생각하네
山路昔更隘 (산로석갱애) — 옛날의 산길은 더 좁았고
獸聲時作疑 (수성시작의) — 짐승 소리에 놀라던 시절도 있었겠지
願結書齋夢 (원결서재몽) — 책방 하나 짓고자 꿈을 맺으니
心居澗水湄 (심거간수미) — 마음은 이미 시냇가 언덕에 살고 있구나

수종사 별서 계획…
반로재(半路齋) …오르는 길의 절반쯤, 멈춰 생각하는 집, 늙음에서 돌아와 머무는 집
별서(別墅)…조용히 머무는 작은 집, 별서 반로재를 결심하다
수종사 다실…..예쁜 다실에서 홀로 차를 마시다. 다담을 나눌 그날을 기대했다. 보이차를 선물했다.

‘길 위의 시’
산 오르며 흘리는 땀, 스치는 바람, 흔들리는 나무들 속에서 감성이 소록소록
이런 찰나야말로 별서의 마음이고, 선비의 결심
‘오르는 길의 절반쯤, 멈춰 생각하는 집’ 반로재를 짓다.
한음을 생각하며 수종사를 올랐고, 수종사에서 기원하는 마음을 내보았다.
너답뉴스 김해숙 기자 youdab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