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자원 안보 명분 내세운 ‘영월 첨단산업 핵심소재단지’ 조성 가속
– 옥동천 수질 오염·대기 굴뚝 공포 속 “누가 30억 받았다더라” 유언비어까지 난무
– 수용지 밖 인접 민가 주민들 “보상은커녕 환경 피해만 떠안을 판” 반발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산솔면 녹전4리. 겹겹이 둘러싸인 기암괴석과 아침 안개, 맑은 옥동천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로 불리는 이 고즈넉한 시골 마을이 최근 거센 풍랑에 휩싸였다. 정부의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투자선도지구 공모 선정 등에 힘입어 추진되는 ‘영월 첨단산업 핵심소재단지’ 및 ‘AMY 센터’ 조성 사업 때문이다.
상동광산의 텅스텐 재개발과 연계된 이번 사업은 총사업비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영월군의 핵심 전략 프로젝트다. 하지만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마을 현장의 온도는 찬반으로 쪼개진 채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청정 옥동천 옆 정제 공장과 굴뚝?”… 팽배한 환경 공포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환경권’이다. 텅스텐 원광을 가공해 산화텅스텐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들어서는 정·제련 시설과 배기탑(굴뚝)이 마을 입구이자 호국경찰전적비 인근 및 옥동천 축선에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영월군과 사업자 측은 “오폐수 무방류 시스템과 최첨단 대기 정화 장치를 도입해 환경 오염을 완벽히 차단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산골 분지 지형 특성상 기온 역전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산솔면 주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녹전리 주민 A씨는 “아무리 친환경 기술이라 해도 폭우나 사고로 옥동천에 중금속이 유출되거나, 계곡 안개에 배가스가 갇히면 그 피해는 평생 살아온 주민들이 고스란히 입게 된다”며 “마을의 상징 같은 산세 풍경 속에 굴뚝이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절망적”이라고 토로했다.
“30억 보상받았다더라”… 주민 가르는 불투명한 유언비어
문제는 행정 및 보상 절차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마을 내에 각종 근거 없는 소문이 돌며 주민 간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마을 일대에는 “누가 동의서에 도장을 먼저 찍어 30억 원의 보상금을 받았다더라”는 식의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확인 결과, 본격적인 토지 감정평가나 법적 수용 보상이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특정 개인에게만 특혜성 공공 보상금이 지급되는 것은 행정 절차상 불가능하다. 민간 기업의 사전 선제 매수가 와전되었거나, 동의서 확보를 위해 누군가 부풀린 유언비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한 소문은 주민들의 판단을 교란하고 찬·반 갈등을 유발하는 중대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사업 부지에 직접 수용되는 토지주들과 달리, 공장 부지 인근(응고개길 및 마을 안쪽)에 거주해 수용 보상 대상에서는 제외되면서도 굴뚝과 오염 위험이라는 피해는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인접 민가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심각한 수준이다.
잃어버릴 수 없는 터전… 개발과 보존의 진짜 균형 찾아야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영월군이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주민과의 실질적인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문에 휘둘리는 불투명한 진행을 막고, 주민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판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솔면의 한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지방을 살리고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명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수십 년간 이 산수를 터전 삼아 살아온 주민들의 주거권과 청정 자연을 짓밟으면서 추진되는 개발이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묻고 싶다.”
또한, “상동광산(채굴지)에서 산솔면 녹전리 산단(가공지)으로 원광석 및 정광을 실어나르는 대형 덤프트럭과 물류 수송 차량의 급증으로 인한 도로 소음, 비산먼지, 도로 균열 및 밤낮없는 수송 차량 진동에 견딜수 있을까요? “
32년 만의 텅스텐 광산 재가동이라는 화려한 구호 뒤에서, 산수화 속 아름다운 터전을 지키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영월 산솔면 주민들. 이들의 목소리에 정당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핵심광물 클러스터’라는 영월의 미래 지도 역시 거센 주민 반발이라는 방해석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너답뉴스 김해숙 기자 youdabnews@naver.com